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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9/24 17:43
최근에 4세고시라는걸 보고 깜짝 놀랐는데, 이것도 일종의 최적화라고 생각하면 말씀하신 [최적화의 민족]이라는게 참 적절해 보이네요.
꺼무위키 4세고시 링크: https://namu.wiki/w/4%EC%84%B8%20%EA%B3%A0%EC%8B%9C
25/09/24 17:10
저도 동의하는 게 추구하는 가치, 목표 같은 게 아예 없는 거 같습니다. 산업화-민주화 시스템 안에서 뭐 각자도생 하는 거죠. 산업화 민주화는 기성세대들이 각자 나눠 갖고 있고요.
25/09/24 17:16
동감입니다.
사회적 가치라는게 돈 아니면 외모 쪽으로 치우쳐져 있습니다. 뭔가 내면을 가꾼다거나 하는게 전무한것 같아요. 심지어 종교를 믿는 사람들 조차도 말이죠.
25/09/24 17:17
제가 90년대생인데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특별한 결핍이 있기보단 소위 '인간다운 삶'을 위해 채워야 할 조건들을 이전 세대들이 하나씩 채워간 끝에
"그럼 이제 뭐함??? 진짜 모름;;;;" 같은 상황이 된 거에 더 가깝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한국 근현대사에 있어 하늘에게 부여받은 뚜렷한 시대적 사명이 없는 최초의 세대의 등장이랄까요. 어쩌면 그래서 더 이전 세대들과 비교하면 파편화 되고, 의견과 행동이 하나로 뭉치지 못하는 느낌입니다.
25/09/24 18:23
답변 감사합니다.
안쓰러운 마음이 드네요. 세대만의 시대정신이나 목표의식 같은 건 기성세대가 해 줄 수 있는 게 아니고 오히려 기성세대를 안티테제 삼아 스스로 찾을 수밖에 없는 거라서 뭐라 드릴 말씀이 없네요. 제가 청년들의 결핍과 추구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청년들 스스로도 모를 수 있다는 거군요.
25/09/24 18:49
이전 세대들 같은 경우엔 세대별로 타파해야 마땅한 절대악(EX. 가난, 독재)이 있었다면 현 시점의 2030의 입장에선 그게 없으니까요...
물론 저를 포함한 2030들이 관심을 가지는 대표적인 주제 중에선 불평등의 타파가 있기는 합니다만 이건 성별, 계층, 정치관별로 각자의 입장이 워낙 갈리는데다 결정적으로 한국 사회가 어디 내밀어도 선진국으로 취급될 만큼 성숙해 버려서 기필코 달성해야 할 시대정신 취급하기엔 뭐해진 것도 사실이라... 물론 이게 다 기성세대들이 타도해야 할 거악을 인생을 걸고 거꾸러뜨린 끝에 하게 된 배부른 고민인 것도 사실이긴 한데 좀 뭔가뭔가긴 합니다.
25/09/24 17:18
세대 전체를 일반화하는 부분은 조금 위험할 수도 있겠네요.
같은 세대 안에서도 계급, 지역, 성별에 따라 결핍은 크게 달랐으니까요. 세대 담론은 큰 그림을 보여주지만 그 속의 개인은 훨씬 더 복잡하다는 점은 늘 보완해야겠죠.
25/09/24 18:27
타당하신 말씀입니다. 다만 [잘살아보세]와 [독재타도]는 어느 정도 일반화될 수 있는 세대별 시대정신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그것을 세대만 가지고 무자르듯 경계짓는 것은 무모한 게 맞습니다.
25/09/24 17:19
약간 결이 다를 수도 있는데 뭐든 너무 빠른 나머지 전통적인 가치를 쓰레기 취급하는 것도 아주 빨랐죠. 가족, 희생, 애국, 충성, 봉사 이런 것들이요. 교사와 학생(학부모) 간 갈등, 젠더갈등 다 이런 배경에서 가속화했다고 생각합니다
25/09/24 17:23
1. 점점 더 돈으로 모든 걸 환원하면서 이전에는 우열을 나눌 수 없던 중요한 가치들 사이에 명백히 닥전 or 닥후를 외칠 수 있게 된다. 여러 인생을 더 좋은 순으로 줄 세우기 편해진다. 인생에서 성공과 실패의 경계가 점점 선명해진다.
2. 성장이 둔화되면서 무자본으로 '성공'할 각이 너무 좁아졌다 만약 어른들이 무자본으로 내년에 초등학교 들어가서 인생 다시 살아서 성공해야 하면 어떤 테크트리 타야 할까요? 성공을 어떻게 정의하냐에 따라, 누군가에겐 그냥 의대진학으로 달리는 것밖에 길이 없습니다. 보통 중학교 때쯤엔 그 각이 사라지고 20대엔 아예 없어지죠.
25/09/24 17:35
적어도 정주영처럼 초등학교밖에 못 나온 사람이 소 한마리 끌고 서울로 올라와서 재계 1위의 대그룹을 세울 가능성은 거의 0으로 수렴하죠.
+ 25/09/24 20:30
그 두 기업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흙수저에, 학력도 없는 사람이 맨몸으로 막일부터 시작해서 재벌이 되는 스토리는 그려지지 않는다는 얘기지요.
25/09/24 17:23
한국인의 종특은 "최적화"도 있지만, "상승욕"도 있지 않은가 싶습니다.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누리기 위해 끝없이 투쟁하죠.
그나마 70~90년대, 그리고 IMF로 한번 무너진 이후에는 바닥을 딛고 뛰어오를 여지가 많긴 했는데, 이제 완전히 선진국에 진입하고 저성장 사회가 되어버린 이후로는 그런 원동력이 잘 생기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전 세대를 경헙해본 사람들 입장에선 "왜 포기해? 너도 열심히 해봐, 나처럼!"라고 말하고, 그것이 지금의 젊은 세대의 입장에선 택도 없는 소리처럼 들리는거죠. 그 반발로 나온 게 대안우파, 능력주의 등이라고 보기도 합니다.
25/09/24 17:31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화합하는게 더더욱 절실한 이 시대에, 저 자신도 반성해가며 여러번 읽어볼만한 글이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25/09/24 17:40
제가 아주 젊은 나이는 아니어서 쉽게 말할 문제는 아니지만,
제가 보기에는 이제 다가오는 세대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는 이전 세대와는 완전히 다른 벡터의 것이 될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은 이제 반환점을 지난 나라입니다. 인구, 소득 등 모든 면에서 이제 성장은 끝났고 앞으로 비탈길을 따라 내려올 일만 남았습니다. 사회의 규모와 세련도도 이전에 비해 퇴보하겠죠. 즉 사람으로 치면 노화나 질병으로 점점 몸무게가 줄고 신체기능이 약화되는 것 같은 상황입니다. 20세기 내내 대한민국 국민들은 "위로 올라가는" 싸움에서 멋진 승리를 거둬왔습니다. 그게 북한의 남침을 물리치는 것이건, 경제성장을 하는 것이건, 민주화를 이루는 것이건 간에 말이죠. 이것들은 모두 없는 것을 있는 것으로 만드는 창조와 성취의 과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의 세대는 다릅니다. 이제 더 이상 한국 사회는 무언가를 성취할 만한 동력이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사회발전의 가장 핵심 원동력인 인구가 줄어들고 있죠. 이제 한국 사회는 비탈길을 따라 내려오면서 쇠퇴와 퇴보를 반복할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젊은 세대는 그 과정에서 키를 붙잡고 최대한 나라가 트랙에서 완전히 이탈해서 벼랑으로 굴러떨어지지 않도록 않도록 안간힘을 써야 하는 불유쾌한 역할을 맡게 되겠죠. 네, 그래서 제가 보기에 밀레니엄 이후의 젊은 세대의 역할을 "쇠퇴의 과정을 관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피하기 힘든 쇠퇴와 퇴보의 과정을 최대한 완만하고 덜 고통스럽게 관리하는 과정 말이죠.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젊은 세대는 큰 고통을 겪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고통에는 그보다 약간 앞세대인 저도 예외는 아니겠죠.
25/09/24 18:37
조심스럽습니다만, 다소 기성세대적인 생각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들 자기 세대가 황금기이고 더 이상은 (지금 젊은 녀석들로는) 무리이며 우리 세상은 곧 망하거나 쇠퇴할거다, 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봅니다.
어쩌면 쇠퇴해가는 자신과 함께 세상도 그러했으면 하는 바람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반동과 쇠퇴는 불가피하겠지만, 그만큼 반등과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도약 역시 역사적으로 필연이라 할 만큼 반복되어 왔습니다. 제가 지나치게 낙관적인지는 모르겠지만, 인류 전체로나 우리나라에 국한해서나, 여전히 성장하고 발전할 가능성이 그 반대보다 높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게는 너무 익숙한 이 세상이 여전히 새롭고, 또 제가 알지 못하는 미지의 미래를 익숙한 세상으로 만들어 갈 청년들이 현재 답답하게 생각하고 깨부수고 싶은 한계는 무엇인지 들어보고 싶어서 글을 썼습니다.
25/09/24 17:51
이전 한국사회는
"내가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면 성공한다 (물질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 가 성립되었으나, 현재는 내가 근로나 투자로 얻을수있는 소득보다, 적든 많든 부모님으로 부터 물려받을 자본(부동산)이 더 큰것이 현실이고,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전문직이나 리더가 전무한 (정치인, 경제인, 종교인, 지식인 등 모두 사회적으로 존경받지 못하죠) 상태에서 딱히 경제적 사회적으로 열심히 살아야되는 목표가 흐릿한것이 아닌가합니다 그러다보니 경제 사회적으로는 보수적인 성향이 되고 미적가치및 문화적 가치를 향해 가는것이 아닐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25/09/24 21:06
(수정됨) 일제/전쟁세대에서도 그것은 성립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명제가 성공한 세대는 소위 58년 개띠부터 시작하는 민주화 세대뿐이라고 생각해요.
정주영 이건희에 해당하는 극소수의 성공인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성공규모의 크기는 다소 상이할지언정 극소수로 늘 존재할거라 생각합니다.
25/09/24 17:55
사회 전체가 시스템화되고 고착화 되어서 계층간 이동이 일어날 '각' 이 보이지 않거나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게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어찌보면 이건 사회가 발전하면서 생기는 어쩔 수 없는 문제이긴 하지만요. 그러다 보니 소위 '노오오오오오오~력' 의 가치도 폄하되는 것 같고요. 요새 젊은 세대 분들이 들으면 아니꼬울지 모르겠지만, 물질이 풍요로워진만큼 정신력이나 의지력이 이전 세대보다 조금은 약한 건 사실일 겁니다. 그리고 저도 제 이전 세대보다는 약할 거고요. 그런데, 그런 정신력이나 의지력을 감안하고서라도 이전 세대에 비해 개인의 노력 등을 통해 상위 계층으로 이동하기가 많이 어려워진 건 사실이고, 그러다보니 포기할 수 밖에 없게 되는 거 아닌가 합니다. 어쨌든 개인이 할 수 있는 노력에는 한계가 있고, 지금 사회의 계층 이동에는 그 한계치를 넘은 경우가 많아졌다고 보여지거든요.
25/09/24 18:40
저 역시 어렴풋이나마 현 세대의 결핍 및 과제는 양극화의 해소가 아닐까 짐작하는 중입니다.
과제 자체가 너무 버거운지라 엄두를 못 내고 회피와 냉소에 머무르는 청년들이 아직은 더 많은 것 같지만, 저는 왠지 이후의 세대들이 그것마저 조만간 해낼 것 같아요.
25/09/24 17:56
밀레니얼 세대라 gen.z들에겐 어르신 취급을 받는 입장에서 감히 한마디 보태자면요. 따라야 할 템플릿 없는 시대에서 이전보다 복잡한 세상 속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하는 "'불안' 극복"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이같은 틀로 보자면 이전 세대도 일종의 불안을 극복해 온거겠죠. 이대로 가난할까봐 불안, 이대로 정치후진국일까 불안. 다시 말해 원리는 같다고 봅니다.
산업화든 민주화든 서양선진국을 따라가는 입장에서 가야할 길에 대해 비교적 명확한 답이 있는 환경에서 모범생으로서 착착 실행해 왔다면, 우리는 내란을 무혈로 극복중에 있는 나라가 됐고 우리가 선망하던 미국은 트럼프2기가 들어선 세상이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 젊은이들에게 결핍은 누구도 가보지 못한 길을 제시하고 실행해 나가야 하는 한편, 기성세대의 통나무를 들어야 하는 매우 어려운 과제를 해나가야 할 위치로 가고 있다는 압박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25/09/24 18:23
외국과 별개로,
우리나라의 경우 2030과 3040의 가장 큰 차이는 부모세대가 전쟁&베이비붐 세대냐 86세대냐 인 것 같습니다. 86세대의 자녀들은 생각의 시작점과 방향이 우리와 다르다는 생각을 자주 해요. 댓글에서 보이는 반응들에도 '젠지세대'가 보여주는 그 시각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우리가 이해를 못한다는 뜻이겠죠.
25/09/24 18:40
저도 쓸대없이 나이만 먹어버려서 그들을 이해하긴 무리이지만,
윗세대가 아랫세대를 건방지고 무책임하며 자기 멋대로라고 까면, 아랫세대는 윗세대를 꽉 막히고 억압하며 불합리하고 뒤쳐졌다고 받아치는 게 인류의 역사입니다 일제시대부터 지금까지 피튀기는 정치적 갈등들이 이어져 왔고, 피끓는 청년들은 기득권과의 투쟁에서 선봉을 서 왔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정치적 기득권은 민주당이 되어버렸고, 과거 김대중/노무현 당시만 해도 청년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자라온 민주당은 그 청년둘과 함께 나이먹어버렸습니다 그나마 청년들을 정치의 장으로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었던 이준석은 박살났고요 아무리 그래도 그따위 몰상식한 사고방식으로 움직이냐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과거 주사파를 학습하던 분들도 이성적 사고로 윰직였다기 보다는 당시 정권에 대한 반감과 분노의 연장선에서 그렇게 되지 않았을까 하다 보면 지금의 극우 청년들이 엄청 이상한 사람들로 보이지는 않기도 하더군요
25/09/24 18:45
우리가 틀렸을 수도 있다는 생각과 우리 역시 아랫세대에게 밀려나야만 하는 존재하는 자각은 기성세대에게 반드시 필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쉽지 않습니다만.
25/09/24 18:41
독립 ・ 건국 → 산업화 → 민주화 → 개인화
이런 흐름이라 봅니다. 개인화가 발전 단계라는 걸 이해해야 합니다. 전세계를 돌아볼 때, 집단주의로는 답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선진국은 개인주의이고, 후진국은 집단주의입니다. 그나마 집단주의 최대 아웃풋이 한국과 일본입니다. 서유럽 ・ 북유럽 국가들은 개인주의죠. 개인주의에 기반한 공동체죠. 아랍은 집단주의입니다. 중국도 집단주의입니다. 유럽 내에서도 남유럽이나 동유럽은 보다 집단주의에 가깝습니다. 역사적 ・ 지리적 맥락이 있는 걸로 압니다. 성숙한 개인주의를 향해 나아가야 하며, 이에 이성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성이 없으면 미성숙한 개인주의에 그칠 것이고, 그건 집단주의보다도 못한 결과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공감도 이성과 엮여야 합니다. 이성이 부실하면, 공감은 결국 자신과 친한 사람 ・ 자신과 유사한 사람에게만 일어날 것입니다. 선택적 공감에 불과한 것이지, 인본주의에 기반한 공감이 아닐 것입니다. 산업화도 민주화도 그 과정속에 여러 문제를 드러냈고, 그 문제들을 해결하거나 보완하는 과정을 거쳤던 거라 봅니다. 개인화도 아마 시행착오가 필요할 것입니다. 개인주의가 성숙해지기 위해서, 개인주의에 기반하여 이에 최적화된 제도와 문화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산업화 세대와 민주화 세대가 기득권을 갖고서 보수적으로 질서잡고 있으니, 변화하기 쉽지 않은거라 봅니다. 개인화 세대가 오늘날 하고 있는 매우 강력한 행동이 있는데, 그게 바로 저출산인 거라 봅니다. 저출산이 집단주의 문화를 붕괴시킬 것입니다. 이를테면 제사문화는 집단주의이죠. 손자가 없으니, 제사는 끝나고, 친족중심의 집단주의는 해체됩니다. 개인주의에 관하여 <위어드>란 책이 있습니다. 유럽이 개인주의가 되는데까지 수백년이 걸렸다고, 그 책에서 이야기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유럽에서 개인주의가 강화되는 지점에, 교황의 결혼 관여가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특히 교황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북유럽 서유럽 쪽에 친족중심 집단주의를 약화시키고 교황권력을 확대하기 위해서 압박을 가한 걸로 압니다. 일부다처를 하지 못하고, 이혼하고 재혼하는 것도 하지 못하고, 사촌과 결혼하는 것도 못하고, 이렇게 결혼에 관여함으로써, 자손없이 사망하는 경우를 늘립니다. 그러면 재산은 교회 소유로 편입됩니다. 이런 것과 오늘날 동아시아의 저출산을 유사하게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집단주의를 강화시키는 것은 사회 문화도 있고, 학교에서 군대식 단체 훈육도 있지만, 가정에서도 집단주의적 직관과 감성이 커지는 부분이 있는데, 이제 자녀가 1명에 불과합니다. 형제자매없이 1명으로 큰 아이가, 개인주의적 경향이 큰 건 자연스러운 일일 것입니다. 친척들과 가까운 곳에 살면서, 함께 놀고 큰 것도 아닙니다. 주로 도시에서 홀로 키워집니다. 개인주의 강화를 시사하죠. 형제자매가 있을 경우에 가정내에서 콩한쪽도 나눠먹어야 한다느니, 누구는 해줬는데 누구는 안 해줬다느니, 이런 평등감정과 권리의식 또는 피해의식이 만들어지곤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국가 전체를 향해서도 전이되곤 합니다. 가정에서 서너명, 형제자매간에 생겨난 경험과 감각이, 국가 전체를 바라보는데도 작용하는 것입니다. 산업화 ・ 민주화 세대죠. 그런데 이제 아이를 낳지 않거나, 낳아도 1명만 낳으니, 개인주의 강화가 신속하게 이뤄질 것입니다. 스마트폰 환경도 개인주의를 강화시키는 중요한 원인이 될 것입니다. 개인주의 선진국과 정보적으로 너무 가까워졌습니다. 영향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AI나 자율주행도 아마 개인주의를 강화시키는 원인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정치적으로는 어찌되었든 집단화가 될 테지만, 그들이 당연하게 여기고, 새롭게 요구하게 되는 것은 이전 세대와 성격이 다를 것입니다. 산업화 ・ 민주화 세대는 모두 집단주의이고, 개인화 세대는 개인주의이며, 여기저기서 문화적으로 개인화 압력이 작용할 것이고, 유권자로서 개인화 세대가 충분한 수가 되었을 때, 개인주의에 기반한 제도가 늘어나게 될 것입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MZ 세대에게 과제가 없는게 아닙니다. 개인화가 바로 과제입니다. 산업화나 민주화만큼 중요한 과제입니다. 제 의견으로는 반드시 '인간존중'과 '이성'이 함께 해야만, 성숙한 개인주의가 될 거라 봅니다. 집단이 규율하는 대신, 이성이 규율해야 합니다. 이성에 의해서 신뢰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공동체의 가치기반은 민족주의나 평등주의가 아니라, 인본주의입니다. 이성과 인간존중이 없다면, 그건 모두 실패할 것입니다.
25/09/24 19:01
와우! 깨달음을 주는 댓글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다소나마 글의 답을 얻은 느낌입니다. 왜 좌파보다는 우파에 가까운지도 조금 설명이 되네요. 지금 당장은 젠더 이슈 때문에 남녀가 정치적으로 다른 경향을 보일 뿐 장기적으로는 같은 방향을 지향하게 될까요?
+ 25/09/24 20:22
집단주의가 두 파로 나뉠 수 있듯, 개인주의도 정치적으로 나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체로 여성들은 더 많은 안전과 보호를 요구할만한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물리적 ・ 생물학적 이유가 있는 거죠. 반면에 남성들은 남성호르몬의 영향이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보다 위험을 감수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고 봅니다. 그에따라 정치 성향이 엇갈릴 개연성이 있는 거라 봅니다.
+ 25/09/24 20:36
의견 감사합니다. 어찌보면 세대를 공유하는 남과 여가 서로의 입장에 따라 갈리는 것 역시 [개인화]의 한 모습이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성숙한 개인화를 이뤄내는 것과 관련하여, sns를 통한 비교와 알고리즘에 의한 고립, 파편화가 떠올랐습니다. 그런 부분이 전 세대와 다른 개인화의 한 계기이자 단면이라고 본다면, 번개맞은 씨앗 님이 말씀하시는 [성숙한 개인화]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일지 어렴풋한 실루엣이 잡히는 느낌도 듭니다.
+ 25/09/24 21:09
개개인의 지성과 인성을 발전시키지 않고서는, 좋은 사회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해요. 개인의 발전을 원인에서 빼버리고, 사회적 원인으로만 답을 찾으려 해서는 안 된다는 거죠.
개개인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고, 인격적 수준을 높여가야 하며, 생각해보면 선진국에서 교육을 할 때, 그런 걸 목적으로 삼는 걸 볼 수 있죠. 물론 선진국도 안 좋은 학교들이 있겠지만, 그들 대체적인 교육철학과 교육정책을 보면, 개인의 독립적 역량을 키우는걸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걸 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위어드>란 책에서 통계자료를 상당히 많이 제시한 걸로 기억하는데요. 오래 전에 읽은 기억으로, 그중 하나는 이런 거였어요. 법원에서 친구가 소송을 하고 있는데, 증인으로 참석하죠. 친구에게 유리하게 증언할 것인가, 아니면 정직하게 증언할 것인가. 이때 집단주의 사회는 친구에게 유리하게 증언하다는 사람이 많았고, 개인주의 사회는 정직하게 증언한다는 사람이 많았던 걸로 기억해요. 그런데 이걸 일반화해서 보면요. 법원 밖에서도 그런다는 얘기겠지요. 자신과 친한 사람 ・ 자신과 유사한 사람에게, 유리하게 말하는 경향이 더 클 거라 추측할 수 있겠죠. 집단주의 사회에서는요. 정직하고 공정하게 말하는 것보다는요. 그렇게 편파성이 있다면, 집단과 집단이 신뢰를 쌓고 대화로 풀어나가는 일은 쉽지 않고, 혐오와 불신이 커지기 쉽겠지요. 시장경제도요. 우리는 그냥 동일 가격을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집단주의에서는 이럴 수도 있거든요. 친한 사람에게는 싸게 팔고, 낯선 사람에게는 비싸게 파는 것이죠. 친함 또는 유사성에 따라서, 차별적으로 가격을 매기는 것이지요. 국내 여행지에서 내지인에게는 저렴하게 해주고, 여행객 또는 이주인에게는 바가지를 씌우는게 집단주의인 거죠. 대사회가 상호신뢰를 갖고 잘 돌아가기 위해서는, 개인주의가 필요한 거라 봐요. 그건 거짓과 폭력에 의한 야만적 개인주의가 아니라, 이성과 인간존중에 기반한 진화된 개인주의여야 할 것이고요.
+ 25/09/24 21:17
고견 감사합니다.
제가 궁금했던 청년들의 개별적 경향성을 관통하는 깨달음을 주시네요. 왜 그들이 공정(기성세대가 보기에는 전혀 공정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에 천착하는지도 조금 이해가 됩니다. 아예 세계관 자체가 다르다고 봐야겠네요. 제가 지나온 권위주의 시대에는 비교적 강자와 약자가 명확했고, 그래서 약자 쪽으로 기우는 것이 공정이고 평등이었다면, 지금의 청년들은 관점 자체가 다를 수 있겠군요. 강자와 약자의 개념부터 개인화되어 상대적일 수 있겠고요. 아무래도 저희 세대에서 금방 받아들이기는 힘든 관점이긴 합니다만, 그건 기성세대가 옳고 청년들이 틀려서가 아니라, 오히려 기성세대가 세상을 보는 관점에 어떤 매너리즘이 작용한 결과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번개맞은씨앗 님은 청년이신가요? 본인의 입장을 이렇게 깊이 사색하여 나누어주신 거라면 그것대로 감사하고, 청년세대가 아닌데 이렇게 깊이 고민하신 거라면 그것대로 놀랍네요. 위어드라는 책인 저도 한 번 꼭 읽어보겠습니다.
25/09/24 18:54
90년대생으로서(?)
젊은 세대의 결핍은 "희망의 결핍"이 아닐까 합니다. y축 좌표(소득이라던지...)는 구 세대보다 높을지 몰라도, 기울기가 급감하는데서 오는, 그럼에도 기존세대에 의해서 형성된 내 안의 내재적 시선은 여전히 과거의 가파른 기울기를 갖는 데서 오는 좌절감이 지배적 정서가 아닌가 합니다. 예전에는 100의 사회적 지위를 갖기 위해 100의 투자가 필요했다면, 인적자본의 축적으로 인한 희소성 감소 때문에 150, 200의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 아닐까 합니다. 중소기업 취직해서 그럭저럭 먹고살기엔 과거 세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풍요롭습니다. 그러나 대기업 화이트 칼라와 아닌 계층간의 격차는 커지는데 그 문을 뚫기가 너무너무 힘들어지네요...
+ 25/09/24 21:44
너무 낙관적인지는 모르겠지만, 너무나 거대하고 난공불락인 것처럼 보이는 양극화도 언젠가는 조금씩 극복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으로 인해 결핍을 느끼는 많은 젊은 세대들의 시도와 성취를 통해서 말이죠.
25/09/24 19:14
그냥 천천히 꾸준히 하는걸 못하는거죠. 빠른 리턴과 적은 노력이 아니면 손해라고 생각하죠. 대학원 노예론부터 거의 모든 불만이 리턴이 확정되지않거나 늦게오는걸 못견디는걸로 보입니다. 사회에 대해 그리고 주변인에 대한 신뢰를 갖는걸 어리숙하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네요. 적금 모아서 시드머니 만들고 그걸 키우는건 몇십년째 안변했는데 10년이나 20년 노력해야하는걸 생각을 안하죠. 사실 2010년이후 투자환경은 2000년대보다 훨씬좋은데요
25/09/24 19:23
요즘 애들은 끈기가 없어 떼잉…
이런 말씀이신가요..? 요즘 사람들이 그런건 예전만큼 리턴을 받아도 신분상승또는 뭔가 변하기에 한참부족하니 그럴거면 안함 이렇게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야 월급모아서 불리고 집사는맛이라도 있죠.. 지금은 월급쟁이가 모아서 그런게 쉬운가요? 끈기, 인내는 버틸가치가 있으니까 하는거죠;
25/09/24 19:35
(수정됨) 월급도 부동산만큼 10-20배 그 이상 상승이 있었나요?
1인가구 중위소둑은 240입니다. 이걸로 꾸준히 모으몀서 결혼, 주택 40-50년 미래를 그릴 수 있나요 지금?
+ 25/09/24 19:45
아니 눈가리고 아웅 하시는건지 참…
그만큼 물가도 오르고 부동산은 더오르고 개인간 격차는 더 커가는데 한달 200-300 받는사람이 20-30모아서 집사나요? 지금 수도권 구축 아파트도 5억넘어가는데 무슨 생각으로 인내가 부족하다는 말씀을하시는지 이해가안가네요
+ 25/09/24 19:57
(수정됨) 지금 평균근로자의 임금을 기준으로 생각해야죠. 지금 200은 과거에는 훨씬 적은돈입니다. 소득분위기준으로 과거나 지금이나 상위 소득이 집을 삽니다. 소득의 70프로씩 십년 모으고 결혼할때도 신혼여행갈것도 아껴모으고 그래도 20년 걸렸어요. 지금도 마찬가지죠. 대신에 과거에는 저축이 효과적이었다면 지금은 연 10프로 목표로 재투자하는게 필수적이죠. 과거에도 집 못산사람 많아요. 그땐 대출금리도 지금보다 훨씬 비쌌거든요. 전세대출도 없었구요.
25/09/24 19:41
글쓴이는 결핍, 추구할 가치.. 나름 큰 담론 이야기하는데 갑자기 요즘 것들 쯧쯧 나오는 거 보고 영포티인지 피프티인지 역시 꼰대 지 꼴리는 말만 하는군요 하면 되겠군요
25/09/24 19:22
시대의식 가지기엔 너무 막막한 부담들만 남아있다 싶습니다
전후보다 보릿고개보다 독재시대보다 x세대보다 더 좋다 말한들 공감할 수 없죠 눈치가 있는자라면 갈수록 악화됨이 그려지니까요 미워하지 않는 중 이야기라도 들어주는 어른들이 있어서 그래도 다행이다 생각합니다
+ 25/09/24 20:49
저 역시 막상 지나오는 동안에는 우리 세대가 무엇을 바꿀 수 있는지 몰랐습니다. 취업, 결혼, 출산, 부양, 승진, 내집 마련 등등 개체별로 주어지는 과제들이 막막하고 버겁기는 모든 세대가 동일했겠죠.
아이엠에프나 보릿고개를 들먹이며 청년들을 윽박지르는 건 저 역시 별로입니다. 그건 그 시대들을 지나와서 상대평가를 할 수 있는 사람에게나 유효한 것이지, 애초에 상대평가가 불가능한 청년들에게는 당연히 이해받을 수 없는 주장이죠. 우리 세대에게는 2000년대가 풍요로운 첨단의 시대지만, 지금의 청년들에게는 우리의 80년대인데요. 다만 청년들이 윗세대에게 꿀빨았다, 우리가 가장 위대하고 힘든 세대다, 라고 선 이니시를 할 경우에는 여전히 유효한 논리라고 보지만요. 크크 여튼 지금 당장 세대의 과제나 거창한 시대정신을 고민할 필요는 없습니다. 윗세대나 공동체를 위해 개인을 투신할 필요도 없고요. 다만 제 세대가 이끄는 지금의 시대에 무엇이 불안하고 무엇이 싫은지,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이 변해야 한다고 느끼는지, 한 번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그것들에 반항하고 싸우다보면 어느새 그것이 세대의 정신이 되고 다음 세상이 당연한 듯 가지게 될 성취가 될 거라고 봐서요. 기성세대는 지금이 너무 익숙해서 잘 모르거든요. 지금 세상의 불편함을.
+ 25/09/24 19:54
본문에서 언급된 ‘결핍’은 달리 말하면 ‘시대가 요구하는 대의’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과거로 치면 반공전쟁, 산업화, 민주화, 문화적 진보와 같은 것들 말입니다.
하지만 이런 질문을 오직 젊은 세대에게만 던지는 것이 타당한지 되묻게 됩니다. 그런 시대적 지향은 늘 젊은 세대가 행동의 기폭제가 되었던 건 사실이지만, 결국 전 세대가 공감하고 연대했기에 변화가 가능했던 것이죠. (흔히 ‘공정’이라는 단어가 시대정신처럼 언급되지만, 이 개념은 너무 추상적이고 보편적이며, 특정 세대의 고유 가치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그보다는 지금 우리가 마주한 결핍은 계층 간 이해 충돌, 배타성, 혐오, 갈등, ‘자리싸움’ 같은 사회 전반의 병리현상일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청년층의 문제를 넘어서, 전 세대가 공유하는 정서적 빈곤의 문제입니다. ‘시대적 가치’를 다시 집단주의적 해법, 공동체가 공유하는 가치추구로 풀어보려는 시도는 세대 간 소통을 뜻하는 것이겠지만, 지금은 소통의 기반 자체가 무너진 시대입니다. 정보는 파편화되었고, 경험의 축적은 조롱의 대상이 되며, 이해관계가 맞는 소규모 집단만이 신뢰 가능한 관계로 남는 현실입니다. 이런 가치관의 붕괴는 비단 한국만의 일이 아니며, 대부분의 선진국과 저성장 국가들이 겪고 있는 구조적 병폐입니다. 어차피 모두를 설득할수 없다면 나와 뜻이 맞는 공감대를 찾아보자는 시도는 계층의 이익에 국한되어 정치적으로 왜곡되고 진영화를 부추겼습니다. 개인화를 넘어선 혐오의 연대화로 확장된 것이죠. 현시점에서 요구되는 시대정신은 거창한 경제적, 정치적,역사적 성과를 지향한다기 보다는 오히려 숨고르기를 하며 공동체적인 가치를 가늠해봐야할 시점이 아닌가 합니다.
+ 25/09/24 20:30
오해의 소지가 있는 듯 하여 덧붙이자면, 제 글은 현 세대 청년들에게 시대정신을 [요구]하거나 다그치는 목적이 아닙니다. 오히려 젊은 세대의 불안이 무엇인지 모르는 기성세대의 무지를 인정하며 직접 답을 듣고자 하는 글입니다.
물론 저희도 막상 젊은 시절을 지나는 동안에는 우리의 결핍이 무엇인지 우리가 바라는 세상이 실제로 무엇인지 몰랐습니다. 그냥 선생한테 맞는 것이 싫고, 하고 싶은 말을 못하게 하는 것이 싫고, 권위와 힘으로 찍어누르려 하는 것이 싫었습니다. 우리 세대가 지나고 나니 우리가 그렇게 싫어했던 것들이 조금씩 사라져가고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세상이 되어 있었습니다. 선생은 학생을 때리지 못하고, 정치적 발언을 자유롭게 할 수 있으며, 어느 정도는 권위가 타파되어 신입도 부장 눈치 안 보고 퇴근하는 것이 당연시 되는 세상이요. 그래서 지금의 청년에게도 너의 시대정신이 뭐냐? 너의 시대적 소명이 뭐냐? 를 물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지나봐야 아는 부분이 있으니까요. 다만, 지금의 너희들은 뭐가 싫으냐, 뭐가 부족하냐, 뭐가 필요하냐, 를 물음으로써 조만간 올 그들의 세상의 방향성을 어느 정도 탐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25/09/24 21:41
이 댓글을 보니 전에 퐁퐁론 논란이 피지알을 휩쓸었을 때가 생각나네요.
처음에는 여성혐오와 처녀성 집착에 기반한 쓰레기 같은 혐오놀이라고만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댓글에서의 토론을 통해 퐁퐁론의 기저에 있는 청년들의 박탈감을 어느 정도는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가부장으로서의 권위적 존중이 사라진 상태에서 사랑조차 받지 못하여 나라는 인간의 존재가치 자체가 부인될 수 있다는 근원적 불안감이 깔려있다는 것을요. 포장지가 너무 거칠어서 들여다보기조차 싫어진다는 것이 문제이긴 하지만, 어쨌든 퐁퐁론 안에도 귀기울여 볼 만한 사회적, 개인적 담론이 어느 정도는 들어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글을 쓰게 된 것에는 그때의 경험도 영향을 미쳤는데요, 젊은 남성 특유의 어깃장이랄까 짖궂음으로 인해 한 번에 조곤조곤 알아듣게 설명해주는 사람은 드물지만, 그래도 계속 얘기하다보면 솔직하고 진지하게 답을 해주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Lowcat 님이 얘기하는 사랑은 다양한 내용으로 풀이될 수 있겠지만, 기성세대가 그 의미를 한 번에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무엇이든 윗 세대는 기껏해야 어린 세대가 자신들의 결핍을 극복하고 성취하는 것을 거들 수 있을 뿐, 직접 가져다 줄 수는 없습니다. 세대교체가 만들어내는 세상의 변화는 늘 그래왔어요. 윗세대가 주지 못하는 것을 갈급하며, 많은 경우에는 오히려 윗 세대와 싸우면서 성취해내는 거지요. 그런 의미에서 젠더갈등 역시 청년들의 세상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주어지는 과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쟁세대에게 민주화가 딱히 필요하지 않았듯이, 민주화세대 남성들에게는 딱히 여자들과 싸우고 경쟁해서 쟁취할 무언가가 없었어요. 하지만 지금의 청년들은 그렇지 않다는 거겠죠. 그러니 젠더갈등도 청년들이 필요하다고 느낀다면 실제로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싸우고 갈등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또 만들어내겠죠. 사랑을 성취하시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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